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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전, 후 자녀양육

시드니촌년 2021. 12. 12. 21:16

전 남편이 이혼 하자며 날뛰던 그 시기 제 큰 딸은 만 3세였고, 둘 째는 만 1세였어요. 

 

누구는 지랑 살고 싶어서 이러고 있나?

 

왜 이사람을 선택했나 후회하며 죽고 싶다는 생각에 수천 번 눈물을 흘리고 아이들을 보며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죄책감에 또 그렇게 눈물을 흘리며 지내던 날 들이였지요. 

 

아이들이 있는데 어떻게 이혼하냐며 절대 안 된다 했지요. 

 

전남편은 아이들이 있기때문에 이런 불행한 모습 보여줄 수 없다며 당장 이혼하자고 난리였어요. 

 

이런 게 흔히 말한 문화 차이 이던가요.... 

난 너랑 이혼할 거야 라고 통보한 그날부터 애 아빠는 밖으로 나돌며 여자를 만나고 다니더라고요. 당당히 저에게 자랑? 하며....  결국 금세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져 제가 애들 데리고 나가기를 달달 볶기 시작하더라고요... 

 

 이렇게 지금 살고 있는 배우자와의 이혼이 기정사실화 되가는 상황이라면, 특히 아이가 있는 경우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론 그 때 당시 저 역시 애 아빠에게 이미 상처 받을 만큼 받아서 애정은커녕 미움만 한가득 있던 시기였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혼은 저에게 상당히 큰 정신적 대미지를 주었습니다. 

그동안 있어왔던 불화로 더 이상 떨어질 곳 없이 보였던 제 자존감은 땅 속을 파고 들어갈 만큼 더 바닥을 쳤으며 실패했다는 패배감에 휩싸였던 시기였어요. 

어른인 저도 이렇게 힘든데, 아이들은 과연 이걸 어떻게 받아들 일 수 있을까?

 

우선 저는 첫째 아이에게 차분히 설명 했어요. 

 

엄마 아빠가 더이상 사랑하지 않아서 각자 살기로 했어. 그런데 엄마 아빠 모두 엄마가 너네들을 더 잘 키울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엄마가 너네들을 데리고 나가서 살기로 했어. 

 

왜?

 

응 엄마 아빠가 따로 사는게 서로에게 더 나을 거라 생각했어. 그래서 이제 00이랑 00이 동생이랑 엄마랑 셋이 살 거야.

 

왜? 아빠는?

 

저는 저 대화를 정말 거짓말 보태지 않고 1000번 이상 한 것 같아요. 아이가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끊임없이 설명하고 또 설명했어요. 아이가 어려서 최대한 간단하게 하지만 우리가 따로 살 것이라는 것 언제 이사 갈 것이라는 것 아빠와 따로 살아도 아빠는 영원히 너네들을 사랑할 것이라는 것...

아이가 어렸기에 매일 물었어요.

왜? 나는 여기서 계속 살고 싶은데...

특히 이사 날짜가 잡혔을 때는 더더욱... 왜 이사 가냐며... 

 

유치원 선생님께도 미리 말씀드렸어요. 저희 아이가 이런 힘든 시기를 겪고 있고 어느 날짜에 이사할 예정이니 혹여나 이상 행동을 보인다면 많이 도와 달라고요. 

 

유치원 선생님께서 힘들 텐데 오픈해 주셔서 고맙다며 저를 꼭 안아 주셨어요. 그때 주책맞게 선생님 앞에서 엉엉 울었답니다. 유치원 선생님께서 감추지 않고 공유해 주셔서 고맙다며 00 이를 잘 지켜보겠다며 말씀해 주셨어요. 

 

이렇게 아이에게 미리 상황을 설명하고 주변의 도움을 청함으로써 제 아이들은 초반에 물론 어려움도 있었지만 빨리 적응을 해 나갔어요. 아이들은 어렸지만 많이 슬퍼했고, 충분히 슬퍼한 이후에 바로 일상생활에 무리 없이 적응해 나아갔어요. 

 

 

저는 이곳에서 유치원 교사 일을 하며 다양한 아이들과 가족들을 만나왔어요.

그런데 어는 날 한 아이가 평소와는 너무 다른 이상 행동들을 보이기 시작했어요.만 2세였던 그 아이는 굉장히 영특하고 선생님을 잘 따르는 아이였으나, 언젠가부터 작은 일에 자주 울고 대성통곡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저희는 어머님과 할머님께 아이의 변화를 설명드리고 함께 아이를 돕길 바랬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집에서는 별 일이 없다는 것뿐이었어요. 나중에는 아이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다른 아이를 무는 사고까지 발생했지요... 그 아이는 그렇게 몇 개월을 더 지내다 갑자기 유치원을 옮기게 되었어요. 알고 봤더니 그동안 엄마, 아빠가 이혼 조정을 하고 계셨고 그 사이에 아빠는 집을 나가고 엄마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했어요. 엄마는 너무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가졌었고, 양육은 할머니가 도맡아 하고 있었는데 말로 정확히 표현이 어려운 그 아이는 그렇게 자신의 힘듦을 표현했어요. 어린아이였지만 자기 주변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는 걸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고 그 누구도 이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지 못했어요.  어리니까 아무것도 모르겠지? 나중에 크면 알겠지... 그렇지 않아요. 그렇지 않더라고요... 그 작은 아이들도 엄마가 힘들어하는거 아빠가 힘들어 하는 거 다 느끼고 있어요. 

 

이혼을 진행하며 나가 이렇게 힘든데 언제 아이까지 보듬냐구요? 어른인 나도 이렇게 힘든데 저 조그만 아이는 얼마나 더 힘들겠어요. 우린 어른이니까 힘들어도 내 스스로를 부여잡고 내 아이를 더 세게 안아주셔야 해요. 

 

아이가 말 못 하는 어린아이 든, 초등학생이든 중학생이든 그 나이 수준에 맞게 지금 어떤 상황인지 그 아이가 받아 들을 수 있게, 앞으로 일어날 변화에 준비를 시켜주는 것은 이혼 전에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에게 앞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말씀해 주세요.

 

이사 날짜가 정해졌다면 달력에 표시해서 아이에게 보여 주는 거예요.

 

아이가 전 배우자와 시간을 보내는 날들이 미리 정해 졌다면 그 역시 정확한 요일 날짜를 아이에게 알려주는 게 좋아요.

 

이혼으로 인해 아이의 학교가 바뀌게 된다면 그 역시 미리 이야기를 해 줘야겠죠.

 

갑자기 집을 나와서 새로운 유치원 혹은 학원에 데려가서 앞으로 여기 다닐 거야 라고 해버리면 아이들이 너무 혼란스러워할 겁니다.

저는 해외에서 혼자 살고 있기 때문에 가족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으나, 아이와 애착관계가 좋은 친인척 삼촌, 이모 혹은 고모 또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따로 시간을 내어 즐거운 하루를 보내는 것도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을 취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이혼으로 인해 가족의 불화가 생겼다면 이 방법은 잠시 피해야 되겠지요. 

 

이혼 후 , 각자의 길을 가게 되었을 때도 아이를 충분히 관찰하며 아이가 새로운 변화를 잘 받아들이고 있는지 지켜보셔요 합니다. 내 아이잖아요. 

 

요즘 남들 다하는 이혼 쉬운 일 아닙니다. 사랑하는 내 아이들이 너무 많이 힘들어 하지 않게 더 사랑해 주세요. 우리는 할 수 있어요. 부모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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